레오파드게코는 아는데 펫테일게코는 처음 들어보셨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분양 문의를 받다 보면 “레오파드게코랑 뭐가 달라요?”라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데요. 짧게 답하면 이렇습니다. 레오파드게코보다 한 템포 느긋하고, 조금 더 촉촉하게 키워야 하는 사촌. 정식 이름은 아프리칸 펫테일게코(African Fat-tailed Gecko, Hemitheconyx caudicinctus)로, 서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 출신입니다. 이름 그대로 꼬리에 지방(fat)을 저장해서 꼬리가 통통할수록 잘 먹고 건강한 개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손 위에 올라온 아프리칸 펫테일게코 알비노 개체
손 위에서도 얌전한 펫테일게코. 뒤로 말린 통통한 꼬리가 건강의 지표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펫테일게코를 분양하면서 늘 안내드리는 내용 그대로, 사육장 세팅부터 온도·습도, 먹이, 성격까지 입문에 필요한 것만 추려서 정리했습니다. 이 글 하나 읽고 세팅 그대로 따라 하시면 첫 사육 준비는 끝납니다.

🦎 숲지기 노트

제가 펫테일게코를 처음 들이게 된 이야기를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이전에 캠핑전문 블로거였기때문에 여러곳에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펫테일게코 용품권을 협찬받기로 하고 샵에 간게 저의 첫 도마뱀과의 만남이었죠. 사진에 보이는 아멜라니스틱 펫테일게코가 저의 첫 아이입니다. 아멜라니스틱(자몽이)과 오레오(쿠키)를 데려왔는데 정말….너무 이뻐서…그 감동..ㅋㅋㅋ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버렸네요. 헷아멜오레오를 벌써 12마리를 낳아준 저의 첫자식들이에요. 너무 이쁘지 않나요? 눈을 감는게 너무 귀엽고, 개마뱀처럼 절 따르는듯한(진짜 따르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ㅋㅋ 닝겐의 마음이죠).. 물론 생물(쌍별귀뚜라미)를 급여한다는것이 처음의 관문이었지만, 뭐..사람이 제일 적응잘하는 거 아시잖아요. 지금은 거의 성체 20마리를 브리딩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제는 먹일수 있는 사료가 나와서 아주 좋습니다. (저는 그냥 귀뚜라미를 급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뭔가 더 잘크는 느낌?)

펫테일게코, 레오파드게코와 뭐가 다를까

둘 다 눈꺼풀이 있는 땅 위 생활 게코(Eublepharidae, 표범도마뱀붙이과)라서 사육 난이도나 장비 구성은 비슷합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두 가지 있습니다.

  • 습도 — 레오파드게코가 건조한 바위 지대 출신이라면, 펫테일은 사바나의 습한 미기후에서 삽니다. 그래서 습도를 50~70%로 레오파드게코보다 확실히 높게 잡아야 합니다. 습도가 낮으면 탈피 부전이 바로 옵니다.
  • 성격 — 개체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펫테일 쪽이 더 느긋하고 순합니다. 레오파드게코가 호기심 많고 부산한 타입이라면, 펫테일은 손 위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타입이에요. 핸들링 위주로 교감하고 싶은 분들께 제가 펫테일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크기는 성체 기준 20~25cm, 수명은 관리만 잘 되면 15~20년입니다. 강아지만큼 오래 사는 동물이라, 입양 전에 이 부분은 꼭 한 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사육장 세팅 — 은신처 3개가 핵심입니다

성체 한 마리 기준 바닥 면적 60×45cm(약 20갤런)면 충분합니다. 높이보다 바닥 면적이 중요한 지상성 도마뱀입니다. 세팅에서 제일 중요한 건 화려한 조경이 아니라 은신처 세 개입니다.

  • 웜 존 은신처 — 따뜻한 쪽에 하나. 소화시킬 때 들어갑니다.
  • 쿨 존 은신처 — 시원한 쪽에 하나. 체온을 내리고 싶을 때 들어갑니다.
  • 모이스트 히든(습식 은신처) — 젖은 스패그넘 모스나 키친타월을 깐 은신처. 탈피할 때 여기 들어가서 불립니다. 펫테일 사육에서 절대 생략하면 안 되는 품목 1순위입니다.

바닥재는 베이비 때는 키친타월(먹이와 함께 삼키는 임팩션 사고 방지 + 배변 확인이 쉬움), 아성체 이후엔 코코피트 단독 또는 코코피트+상토 혼합을 씁니다. 모래 단독 사용은 임팩션 위험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펫테일게코 사육장 세팅 - 은신처와 물그릇, 온습도계 31.9도 56퍼센트
저희 사육장 실제 세팅. 온습도계가 31.9℃ / 56%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 글에서 말씀드리는 권장 수치 그대로입니다.

온도와 습도 — 이 수치만 지키세요

항목 수치 비고
웜 존 바닥 31~33℃ 파충류 전용 히팅 패드 + 온도조절기 필수
쿨 존 24~27℃ 온도 구배가 만들어지도록
야간 최저 21℃ 이상 한겨울 방 온도 체크
습도 50~70% 저녁 분무 + 모이스트 히든으로 유지

야행성이라 UVB는 필수는 아니지만, 저농도(2~5%) UVB를 낮 시간에 켜주면 칼슘 대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안켜주고 있어요. 미안한 일이죠?  제가 생각하기에 조명보다 중요한 건 히팅 패드에 온도조절기를 반드시 물리는 것입니다. 조절기 없이 패드를 직결하면 저온 화상 사고가 납니다. 이건 정말 안 됩니다.

파충류 히팅 패드에 연결하는 온도조절기
히팅 패드에 물려 쓰는 온도조절기. 얼마 안되는 플러스 돈이 저온 화상 사고를 막아줍니다.

🦎 숲지기 노트

여름에서 겨울, 겨울에서 여름을 넘어갈때 온도에 신경써야 합니다. 외부온도가 급격히 변하는 시점이라 하부 열원의 온도를 표면온도를 정확히 재야 합니다. 잘못하면 애들이 사육장 아크릴문에 다닥다닥 붙어 있게 됩니다..더워요!! 하면서..꼭!꼭! 신경써야 합니다 중요!!!!!

먹이 급여 — 곤충 100%, 더스팅은 습관처럼

크레스티드게코처럼 슈퍼푸드 하나로 해결되면 좋겠지만, 펫테일게코는 완전 곤충식입니다. 위에 얘기 한것처럼 요즘 바이탈밀츄..처럼 사료도 있기는 합니다. 근데 어쨌든 귀뚜라미, 밀웜이 주식이고(밀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저는 2주 1회정도는 밀웜도 급여하고 있습니다.) 곤충식만 말씀드리자면 급여 루틴은 이렇게 잡으시면 됩니다.

  • 베이비~아성체 — 매일 또는 격일, 머리 폭보다 작은 사이즈의 먹이를 먹는 만큼
  • 성체 — 주 2~3회, 한 번에 4~6마리 정도
  • 더스팅 — 급여 때마다 칼슘제를 묻히고, 주 1~2회는 칼슘+D3 및 종합비타민으로 교체
  • 것로딩 — 먹이 곤충에게 급여 12~24시간 전 채소·전용 사료를 먹여 영양가를 올립니다

급여할 때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이 세 가지 더 있습니다.

  • 먹이 크기는 양쪽 눈 사이 폭을 넘기지 않게 — 이게 가장 정확한 기준입니다. 너무 큰 먹이는 소화 불량이나 신경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야생에서 잡은 곤충은 절대 금지 — 농약과 기생충 위험이 있습니다. 반드시 사육된 개체를 쓰세요
  • 먹다 남은 곤충은 치웁니다 — 사육장에 남은 귀뚜라미가 밤새 게코를 물어 상처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줍니다. 특히 자고 있는 개체에게 위험합니다

물그릇은 얕은 것으로 상시 비치하고, 물은 매일 갈아줍니다. 생각보다 펫테일게코가 물을 많이먹어요~ 그리고, 꼬리가 눈에 띄게 얇아진다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이니 온도부터 다시 점검하시길 바랍니다.

은신처에서 나와 귀뚜라미를 사냥하는 펫테일게코
은신처에서 나와 귀뚜라미를 무는 순간. 먹이 반응이 이 정도로 좋으면 건강 상태는 걱정 없습니다.

핸들링과 성격 — 서두르지 않는 게 빠른 길

입양 후 1~2주는 환경 적응 기간으로 그냥 두시는 게 좋습니다. 밥을 안정적으로 먹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짧게(5~10분) 핸들링을 시작하세요. 손을 위에서 덮치듯 잡으면 천적으로 인식하니, 손바닥을 아래에서 받쳐 올리는 방식으로요. 꼬리는 절대 잡으면 안 됩니다. 레오파드게코처럼 펫테일도 위협을 느끼면 꼬리를 자르는데(자절), 재생은 되지만 원래의 통통하고 예쁜 꼬리 모양으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밑에 2세대인 쿠일이의 사진입니다. 저희집 고양이가 헤꼬지를 해서 자절을 하고..이런 모양으로..ㅠㅜ

꼬리 자절 후 재생된 리젠테일 펫테일게코
꼬리가 재생된 개체(리젠테일). 모양은 뭉툭해져도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잘 먹으면 다시 통통하게 지방이 차오릅니다. 근데 이쁘지는 않죠.

합사는 어떨까요? 수컷끼리는 영역 다툼 때문에 절대 안 됩니다. 다만 비슷한 체격의 암컷끼리는 조건이 갖춰지면 합사가 가능합니다 — 충분한 바닥 면적, 마릿수보다 많은 은신처, 그리고 먹이는 반드시 개체별로 따로 급여하는 것이 조건입니다. 실제로 저희 사육장에서도 암컷들을 합사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 키우신다면 단독 사육으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합사는 개체들의 상태를 읽을 수 있게 된 다음에 시도해도 늦지 않습니다. 제 조건을 말씀드리자면(사육에는 정도가 없습니다!) 저는 처음개체인 자몽과 쿠키는 베이비때부터 합사를 했습니다. 다음 세대인 헷아멜오레오와 그 아이랑 브리딩할 새로데려온 아이.. 이름은, 오순이와 도순이입니다. 이 두 아이도 합사를 시켰습니다. 지금까지도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암컷 펫테일게코 두 마리가 합사된 사육장
저희 사육장의 암컷 합사 모습. 은신처를 여유 있게 두고 먹이를 따로 주면 이렇게 평화롭습니다.

입양 전 체크리스트

  • 사육장은 제기준으로 45cm*35cm 하부열원 사육장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은신처 3개정도가 준비됐는지
  • 히팅 패드 + 온도조절기 + 온습도계 세팅 후 입양 전 최소 2~3일 시운전했는지
  • 먹이 곤충(귀뚜라미 등)급여의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
  • 15년 이상 함께할 준비가 됐는지 ㅎㅎ

도마뱀숲에서는 먹이 반응과 건강 상태를 확인한 개체만 분양하고 있고, 입양 후 사육 관련 질문은 언제든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펫테일게코는 초보자가 키우기 어려운가요?

아니요, 파충류 입문종으로 충분히 적합합니다. 온도와 습도 수치만 지키면 사육 난이도는 레오파드게코와 비슷하고, 성격은 오히려 더 온순한 편입니다. 다만 충식의 허들을…

Q. 펫테일게코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사육 환경에서 평균 15~20년입니다. 온도·습도·영양 관리가 잘 되면 20년 이상 사는 개체도 있습니다.

Q. 레오파드게코와 합사할 수 있나요?

안 됩니다. 종이 다르면 요구 환경과 스트레스 반응이 달라 어느 한쪽이 반드시 손해를 봅니다. 펫테일게코끼리는 수컷 합사는 절대 불가하고(저는 절대 안해봤습니다), 비슷한 체격의 암컷끼리만 조건(넓은 공간·여유 있는 은신처·개별 급여)을 갖춰 합사할 수 있다고 하고, 도숲에서는 암수페어로 합사를 하고는 있습니다.

Q. 먹이를 갑자기 안 먹어요. 어떻게 하나요?

가장 흔한 원인은 온도 저하입니다. 웜 존 바닥이 31~33℃가 나오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탈피 전후로 며칠 거식하는 것은 정상입니다. 온도가 정상인데 2주 이상 거식하고 꼬리가 얇아진다면 파충류 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 진료를 권합니다.

Q. 펫테일게코 분양가는 어느 정도인가요?

모프(색·패턴 변이)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노멀 기준으로는 레오파드게코보다 다소 높은 선에서 형성되어 있고, 화이트아웃·오레오 같은 인기 모프는 조합에 따라 가격대가 올라갑니다. 시기별 분양 개체와 가격은 도마뱀숲에 문의해주시면 아주 아주 비밀스럽게 알려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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